Landscape

수선화피는 언덕

찬놀 2011. 4. 7. 22:50

경남 거제시 예구마을 뒤편의 공곶이는 강명식(79)·지상악(75) 부부가 40년 넘는 세월 동안 피와 땀으로 일군 농원이다.
최근에야 비로소 ‘거제 8경’으로 지정된 숨은 명소. 산비탈 아래 터를 잡고 있는 탓에 가는 길이 만만찮다.
요즘 산허리까지 길을 내고는 있으나 도로폭이 좁은 데다, 올라가도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어 예구마을에 차를 두고 걷는 편이 수월하다.

예구마을에서 공곶이까지는 20분 남짓 발품을 팔아야 한다.
우거진 숲길은 숨을 할딱거릴 정도로 가파르다. 숲길 중턱에서 숨 한자락 내려놓으면 예구포구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언덕에 올라 내려다본 한려해상국립공원 풍경 또한 장관. 내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바다 위로 치솟은 해금강이 아련하다.

샛노란 수선화와 붉은 동백, 새하얀 조팝나무가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펼쳐낸다.

그러나 우리가 갔을때는 동백꽃은 이미 다 지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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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네비지명: 와현해수욕장

2011/04/04

강씨가 공곶이와 처음 마주한 것은 1956년. 처가가 있는 예구마을로 선을 보러 온
강씨가 아내 지씨와 마을 뒷산을 산책하다 공곶이를 발견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눈에서 불이 번쩍 날 정도”로 단박에 마음을 휘어잡았단다.
결혼 뒤 공곶이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10년가량 마산 등 대도시를 전전한 강씨 부부는 1969년 마침내 이곳에 터를 잡는다.

노부부는 산비탈에 계단식 밭을 일궈 꽃과 나무를 심고 가꿨다.
척박한 야산인 탓에 농기계는 이용할 엄두도 못 냈다. 대신 호미와 삽, 곡괭이로 애면글면 가꿨고,
그 덕에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강씨의 헛간에 그대로 남아 있는 녹슨 곡괭이 10여개와 부서진 삽 등이 노부부의 신산한 삶을 증명하고 있다.

공곶이 입구는 동백터널이다. 폭 1m, 길이 200m 쯤 된다.

-- 출처 서울신문 --